2018.09.No.4

전국재 칼럼

청소년을 일깨우는 길, 놀이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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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불러도 질리지 않는, 생각만 해도 가슴 떨리는 세계입니다.
일평생 놀이가 무엇인지를 연구해 왔는데도 오히려 더 궁금해지고 호기심이 더해가고 있으니 신기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직까지도 ‘놀이가 이것이다’라고 분명히 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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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를 몰라서라기보다는 그만큼 놀이는 흥미진진하고 날이 갈수록 가슴 벅차게 만드는 심오한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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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놀이 연구자들이 공유하는 놀이에 대한 정의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놀이는 현실세계가 아닌 상상의 허구(fictive)세계에서 이루어지며, 무목적적이고, 비생산적인 활동 등등이지요. 나도 이에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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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는 단순히 게임, 레크리에이션이 아닙니다. 어린이들은 누구나 자기 나이에 맞는 생각, 느낌, 활동, 관계맺음 등을 맘껏 경험하고 발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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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5살 아동은 5살 때 자신의 삶을 충분히 부족함 없이 실컷 즐기면서 6살이 되고 또 6살에는 그 나이에 맞는 삶을 맘껏 누리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야 가장 자기다운 온전한 행복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놀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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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는 지금 교육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청소년들에게서 이러한 놀이를 박탈해 왔으니 참으로 어리석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놀이를 빼앗았다는 것은 그들의 삶을 통째로 박탈한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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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청소년들이 매사에 무기력하고, 무의미하고, 무반응적이 되어버리고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병들어가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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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속히 청소년들에게 놀이를 돌려주는 것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너무나도 시급한 과제요 의무입니다. 청소년들을 일깨울 수 있는 길은 놀이밖에 없습니다.

By 전국재 박사(청소년과 놀이문화연구소장)View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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