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No.6

전국재 칼럼

캠프 상담의 특징

캠프에서는 상담실이 따로 없다. 캠프에서 상담은 공동체 생활 가운데 자연스럽고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진다.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 상담, 치료가 필요한 캠퍼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캠퍼들은 캠프에서 재미있게 즐기고 친구들과 사귀면서 쉼을 가지려고 캠프에 참가한다.


우리는 ‘캠퍼는 누구이며 그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물음에 대해 분명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내담자(client)나 고객(customer)으로 보지 않고 잠재적인 가족(potential familes)으로 보는 YMCA 캠프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캠퍼들을 교육, 상담, 치료해야 하는 Client(내담자 혹은 환자)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관계에서는 캠퍼들과 편안한 만남과 인격적인 사귐이 불가능하다. 또한 캠퍼들을 캠프 프로그램을 구입한 고객(customer)이 아니다. YMCA 캠프의 귀한 점은 캠퍼들을 가족으로 보는 데 있다.


캠프에서 이루어지는 상담의 특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하나, 캠프에서의 상담은 상담실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에서나 이루어진다.

  캠프에서의 상담은 캠프공작실, 캐빈, 식당, 강당과 같은 실내에서만 아니라, 개울가, 숲속, 바닷가, 바위, 텐트, 모닥불 곁 등 어디에서나 이루어진다. 상담실이나 상담시간이 따로 필요하지도 않다. 캠프에서 상담은 언제 어디서나 캠프 공동체 안에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이루어진다.


둘, 캠프에서의 상담은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캠프에서 상담은 공동체 생활을 하는 가운데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캠퍼들은 상담하기 위해 어색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상담실을 찾을 필요가 없다. 캠프에서 이런저런 활동과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 저절로 이루어지는 상담이므로 굳이 상담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남모를 고민을 마음속에 담아 두고 끙끙 앓고 있던 아이가 나무그늘에 누워 있는 지도자에게 다가가서 자기의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은 네 면이 벽으로 닫혀진 그런 상담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이처럼 상담자나 캠퍼(내담자)들 모두 어색함이나 부담을 느끼지 않고 서로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자리이다.

셋째, 캠프에서는 개별 및 집단상담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진다.

캠프에서는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캠프는 상담의 맥락에서 볼 때 성장집단(growth group)에 가깝다. 성장집단은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이 안전하고 지지적인 집단에 참여하여 가지는 집단경험이다. 성장집단의 목표는 집단 참가자들이 자신과 타인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 생활방식의 변화, 대인 간의 의사소통 증진, 가치관 명료화, 생산적인 태도 형성, 대인관계 형성 및 유지능력 향상에 있다. 성장집단은 집단참가자들이 자신의 사고, 감정, 행동이 변화하여 궁극적으로 인격적인 성장을 이루어 참된 자기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여준다.


넷, 캠프에서 상담이 이루어지는 통로가 다양하다.

“캠프는 기독교 정신을 훈련하는 장소이다. 대인관계를 배우고, 훈련하고, 정진하는 장소이다. 캠퍼가 활동하는 자리에서 다른 모든 캠프종사자들, 환경, 그리고 동료 캠퍼들이 지도자가 된다.”(Wright,1986,6-10쪽) 캠프에서 상담은 지도자들은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캠프 상담은 지도자들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자연, 프로그램, 동료 캠퍼들, 그리고 놀이, 연극, 하이킹, 촌극, 음악, 무용, 자연활동, 작은 농장, 공작, 미술활동, 이밖에 수많은 통로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다섯, 캠프에서의 상담은 온전하고 성결한 삶 가운데서 은연 중 이루어지는 전인격적인 영성훈련이다.

하루 24시간은 온 종일 그것도 여러 날 동안 캠프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다보면 사람들은 아무 것도 숨길 수가 없게 된다. 지도자는 캠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면서 그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지도자 역시 캠퍼들에게 그대로 노출된다. 지도자의 가식적인 태도가 통하지 않는다. 캠퍼들은 지도자의 말이 아닌 그들의 태도와 삶을 통해 느끼며 판단하고 따른다. 캠퍼들은 크리스천다운 삶을 살아가지 않으면서 그럴듯한 말로만 가르치려 드는 지도자들은 신뢰하지 않으며 피한다. 캠퍼들은 솔선수범하는 실시하고 성결한 크리스천 지도자들의 삶을 통해 느끼고 배우고 닮아간다. 캠프 상담은 캠퍼들이 영적지적정서적신체적사회적으로 조화로운 성장을 이루어 온전한 인간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준다.

캠프에서 지도자가 상담의 전권을 쥐고 있다거나 모든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다. 캠퍼들은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풀벌레, 식물들과 같은 생명체를 통해서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캠퍼들은 캠프에서 사귄 친구들과 속 깊은 고민을 털어놓으면 자신도 모르게 치유가 되기도 한다. 새롭고 힘든 활동을 멋들어지게 해 내고 나서 자신감을 얻게 된다. 공동체생활을 통해 더불어 사는 지혜를 터득하고 다른 사람들과 타협하는 기술도 익히게 된다. 이처럼 캠프에서의 상담은 상담자뿐만이 아니라 자연물, 친구들, 다양한 활동 등과 같이 삶의 현장에서 다양한 통로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도자가 혼자 책임을 맡아야 할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으며, 지도자는 오히려 이들이 캠프생활을 통하여 더 많은 유익한 경험들을 할 수 있도록 환경과 기회를 제공해 주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위 내용은 참고문헌의 내용을 그대로 실었으며, 기고의 목적에 따라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참고문헌]

1) 크리스천 캠핑(전국재, 2010, 홍림)

2) 야외집단활동지도론(전국재우영숙, 1998, 예영커뮤니케이션)

By 전국재 소장(교육학 박사)View 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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