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No.6

서지연 교사일기

[메아리 놀이터] 자연의 재료로 만든 간판


메아리 놀이터는 연구소의 중요 주제인 '놀이를 통한 전인적 성장'을 목표로
연구소 간사 자녀들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실현하고 있는 교육 모델(Homeschool)입니다.
..................이 글은 메아리 놀이터를 담당하고 있는 서지연 간사가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들을 담은 일화입니다...................

.

메아리 놀이터에도 서서히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3월의 마지막 날에 꼬마 숲 한자리에서는

진달래가 피어나기 시작했어요.

날이 풀리고 따뜻해지면 우리 아이들과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고

여러 가지 생각들이 뭉게뭉게 피어오릅니다.

아이들의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졌어요.

.

오늘은 자연을 한껏 누리면서

메아리 놀이터 간판을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간판을 꾸미고 만들 재료를 자연에서 찾아서

이 세상 하나밖에 없는 우리들의 간판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

큰아이들은 직접 장갑을 끼고

동생들은 누나들의 도움을 받아서 장갑을 끼고서 꼬마 숲으로 향합니다.

어떤 좋은 재료가 있나 곳곳을 살펴보아요.

.

하온이는 꼬마 숲에서도 메아리 놀이터가 보인다면서 헤헤 웃어요.

언니 오빠들은 하온이가 왜 웃는지 잘 이해는 안 됐지만

하온이가 웃으니 우리도 따라 웃었어요.

누구 한 명이 웃기 시작하니 웃음은 어느새 모두에게 퍼져나갑니다.

.

아이들은 메아리 놀이터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자연물을 찾아왔어요.

자연을 자세히 보다 보면 수많은 재료들이 있어요.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고,

놀이기구가 되어주기도 하고,

만들기의 재료가 되기도 하고,

더운 여름엔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기도 하고,

추운 겨울엔 땔감이 되어주기도 하는

자연은 우리에게 참 귀한 존재입니다.

.

이안이는 글루건을 이용해 자연물을 이어붙여서

총도 만들고 배도 만들었어요.

순식간에 뚝딱 만들어 냅니다.

.

"슈웅~"

이안이의 배는 이리저리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자신이 만든 작품이 뿌듯했던지

사진을 찍어서 엄마에게 꼭 보내달라고 했어요.
.

메아리 놀이터 글자 중 자신이 원하는 글자를 맡아서

자연물을 다양하게 이용해서 먼저 글자를 써보고

그다음으로는 글루건으로 붙여 자리를 잡아주었어요.

글루 건이 무척 뜨겁다는 것을 알기에 모두들 조심 또 조심.

.

지온이는 "리"글자를 꾸며 붙였어요.

이수가 화단에서 어떤 식물의 까맣고 동그란 씨앗을 주워왔는데

지온이는 그 씨앗을 이용해 하나 둘 붙여 하트 모양으로 꾸며주었습니다.

.

글자를 아는 큰 아이들은 자연물을 이용해서 글자를 만들어 붙이고

동생들은 옆에서 열심히 언니 오빠 형 누나들이 만드는 글자를 구경하고

또 구멍을 뚫어서 마끈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이어붙이기도 합니다.

.

동생들끼리 하려니 실을 꿰는 것도 좀처럼 쉽지 않아요.

그래서 어느새 곁에 다가온 지온이가 동생들이 어려워하는 것들을

하나 둘 도와주면서 함께합니다.

이렇게 우리들이 직접 만든 메아리 놀이터 간판이 완성되었어요!

.

우리들의 책상 위에서도 놓고 찍어보고

잔디밭에서도 놓고 찍어보고

나무 교실에 매달아서도 찍어보고

곳곳에서 우리들의 작품을 사진으로 남깁니다.

아이들의 작품이 참 근사합니다.

.

아름답게 만들어진 우리 모두의 작품

메아리 놀이터 간판은

온실의 가장 중앙에 마끈으로 매달아 장식해두었습니다.

지온이는 "놀"글자가 마지 "쫄"처럼 보인대요.

그래서 계속 "메아리 쫄이터 으헤헤헤" 하면서 웃어요.

.

밖에서 신나게 놀고

마무리 모임을 하기 위해 온실에 들어와서

하온이가 메아리 놀이터 간판을 가리키며 하는 말

"저거 우리가 만든건데! 흐힛"

.


서지연 간사는 …  

한동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2012년부터 청소년과 놀이문화 연구소 자원지도자 훈련을 거쳐 ' 메아리 캠프' 자원지도자로 활동하였으며, 인턴십 과정을 거친 후 2017년부터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청소년과 놀이문화 연구소의 '메아리 놀이터' 교사로 활동, 대안교육 연구 및 개발에 힘쓰고 있다.

.

By 서지연 교사View 1285

Only Edi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