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No.17

자원봉사스토리

정예지 단원의 봉사활동 종료 에세이

작성자 : 정예지 단원

이 곳에 오기 전에 NGO봉사단이 다소 인턴 체험과 유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단순한 봉사활동이 아닐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다. 역시나 예상대로였고 내가 생각한 봉사활동보다는 강사로 이 곳에 1년 취업된 느낌이 컸다. 하지만 활동을 하며 든 생각이 과연 봉사라는 것에 영역이라는게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더운 날 밖에서 땀 흘리며 건물을 짓는 것도, 작은 교실에서 아이들과 뛰노는 것도, 시설 좋은 곳에서 청년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도 모두 봉사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다만 걸리는 것은 내가 이렇게 편하고 좋은 환경에서 활동을 하고 돌아가서 내가 1년간 봉사활동을 했다고 말해도 되는걸까 하는 마음이었다. 아직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무어라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


▶ 기관에서 한국어 교육이 이루어지는 모습


▶ 기관에서 한국 문화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 학생들과 함께 즐겁게 윷놀이를 체험하는 모습

내가 베트남에 오면서 가진 기대감들은 국제 협력의 분야에서의 실무적 경험이었다. 분명 경험은 많이 했는데 실무는.. 아쉬웠다. 이 곳의 행정적 업무는 현지어가 부족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고 주로 한국어 교육과 학생들의 취업 관련 업무였기 때문에 국제 협력분야에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을거란 것은 너무 큰 기대였나 싶다. 하지만 얻은 지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때까지 습관처럼 사용하던 한글의 위대함을 느꼈고 (또한 얼마나 어려운 언어인지도) 그래도 어디가서 조금은 한국어 문법을 설명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많진 않았지만 종종 다른 회사와 직접 컨택하며 회사의 정보를 받고 적절한 학생을 추천하며 채용을 추진하는 경험을 통해 본 기관과 외부의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하는지도 배울 수 있었다.

▶ 기관 직원들과 함께 체육대회를 즐기는 모습

▶ 기관 직원들과 함께 워크숍을 다녀온 모습

이처럼 경험은 참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해외에서 유학이나 취업 목적이 아니고서야 1년씩이나 살 일이 잘 없는데 생에 첫 자취의 꿈을 해외에서 이루게 될줄은 몰랐다. 그 덕에 여태 몰랐던 나의 호불호들, 취미, 특성들도 알 수 있었다. 이때까지는 늘 가족들과 함께 살았고 항상 친구들과 같이 다녀서 스스로 뭔가를 결정한 일이 드물었다. 사소하게는 뭘 먹을건지 무슨 수업을 들을건지 방학에는 무얼 할건지 등 대부분이 친구들이 하자고 하는대로 따라가고 따라서 했다. 그래서 매사에 열정적인 경우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나는 혼자였고 오직 결정해 줄 사람은 나 뿐이었다. 뭘 먹을지, 뭘 할지, 어떤 것을 선택할지. 처음에는 작은 결정에도 고민이 컸다. 세제를 뭘 살지 20 ~ 30분을 서서 고민 할정도로.. 하지만 갈수록 경험이 쌓이고 나의 호불호들 특성들을 알게되니 결정도 쉬워졌고 어떤 일을 할 때도 내가 선택한 일이니까 결과가 어찌되든 책임은 나의 몫이다 하는 생각으로 더욱 책임감을 갖고 열정적으로 일했다.

이렇게나 쓰고보니 NGO봉사단은 나를 찾는 여행이 아니었나 싶다. 여전히 국제협력분야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가지고 있지만 계속해서 이 분야에 파고들어가야 할 이유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누군가의 삶은 누군가에겐 풍경이 된다는 말처럼 단순히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는 퇴근하는 매 순간들이 여행같았고 작은 순간들이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내가 1년간 한 활동이 세상을 바꾸거나 이 사회를 바꾸는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그럴만큼 큰 활동도 아니었고. 하지만 1년간 나를 스쳐간 사람들에게 나로 인해 그 순간이 즐거웠고 그 하루가 행복했다면 나는 이 1년의 시간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하겠다. 나비효과라 하지않는가. 내 기쁨이 누군가의 기쁨이 되고 그의 기쁨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었으리라.

By 한국국제봉사기구View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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