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No.22

윤동주

5대 0 함부로 말하지 말라. 너는 한번이라도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이었느냐

   RC올림픽 배드민턴은 각 하우스별로 선수들이 출전해 자웅을 겨루는 시합이다. 각 하우스별로 최대 8인의 선수가 출전할 수 있으며, 종목은 남자 단식 및 복식, 여자 단식 및 복식, 혼합 복식의 총 5가지이다.  

   윤동주 하우스의 첫 경기는 치원하우스와의 대결이었다. 5대 0의 극적인 결과였다. 승리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뻤을 이 시합에서 윤동주 하우스는 완패하였다. 담당 RA인 박성수(경제, 15) RA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은 체육계열 학생들이 없었으며, 별도의 선발전도 없었다는 점이다. 그는 “RC 올림픽은 단순히 승리하기 위해 참가하는 것을 넘어, 서로 다른 학과의 학생들이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라 생각한다.”며 일부러 선발전을 치르지 않았고, 선착순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연습의 부족이다. 배드민턴은 국제캠퍼스 종합관의 채플 대강당을 이용해 진행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시간에 맞게 유동적으로 연습하기에 제약이 따른다.

 

[사진 1] 예선을 마치고 상대 하우스와 단체 사진

   5대 0의 신선한 충격을 받은 학생들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장형준(신소재, 17) 학생은 “5대 0은 과거 연고전에서나 들리는 전설의 스코어로 알고 있었는데, 내가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크게 점수에 연연하지 않지만, 다음 경기에서의 사기가 침체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애로사항이 있다고 해도 5대 0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동료 RA의 장난어린 지적을 받은 박성수(경제, 15) RA는 절치부심하였다. 전략으로 돌파하는 정공법이 5대 0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학생들과 RA가 커뮤니티 룸에 모여 작전회의를 짜나갔다. 회의 결론은 서브 방식을 다양화 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숏 서브와 롱 서브를 랜덤 워크로 진행하여 상대방을 교란시키자는 것이다.

 

[사진 2] 위치를 조정하고 있는 윤동주 선수들

   학생들도 매섭게 칼을 갈았다. 함께 진행한 회의 이후의 연습도 열심히 했다. 단순히 랠리만 주고받는 것이 아닌, 회의 때 나온 서브를 중점으로 맹연습을 했다. 윤동주 하우스의 연습 이전에 활동하는 배드민턴 동아리 관계자의 협조를 얻어 30분씩 추가 연습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날이 왔다. 알렌 하우스와의 2번째 경기가 진행되었다. 결과는 3대 2의 윤동주 하우스의 패배였다. 그러나 선수들과 RA는 행복했고 만족스러웠다. 이길 수도 있겠다는 순간의 희망을 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에 참여했던 선종원(경제, 17) 학생은 “이렇게 선전할 줄은 몰랐다. 패배한 것이지만, 정신승리를 하였다고 생각한다. 과거 치원하우스와의 경기에 비해 놀라운 향상이 있었다. 응원할 맛이 나지 않던 과거의 경기에서, 박빙의 승부기에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경기로 변화한 것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사진 3] 응원을 와준 하우스 친구들과 단체 사진

   알렌 하우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윤동주 하우스의 배드민턴 대장정은 끝이 났다. 민윤재(경영, 17) 학생은 “체육계열 학생들이 한 명도 없는 우리 하우스가 이 정도의 결실을 얻은 것은 타에 귀감이 되는 사례이다. 소위 말하는 흙 수저 성공 신화의 예시가 아니냐.”며 큰 자부심을 보였다. 또한 “이후 뒷 풀이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정말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음을 느꼈다. 이 공동체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며 RC 올림픽의 본래 취지인 소통과 화합이 이루어졌음을 밝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안도현 선생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작품이다. 5대 0으로 패배했던 윤동주 하우스의 선수들에게 지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5대 0 함부로 말하지 말라. 너는 한번이라도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이었느냐.”라고 말이다.

     

By 경제15 박성수View 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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