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No.26

무악

비빔밥으로 어우러지는 우리 하우스, 비빔무악

   지난 5월 13일 저녁 7시, 제 1기숙사 c동 4층 커뮤니티 룸은 싱그러운 나물향기와 밥냄새로 가득 찼다. 음식 냄새뿐만이 아니다. 휴일에도 불구하고 무악하우스 RA와 RC학생 17명이 속속들이 도착하자, 커뮤니티 룸은 금방이라도 자리가 동날 듯 했다. 

   막 문을 열고 들어온 학생이라면 눈 앞에 펼쳐진 진풍경 때문에 입안에 군침이 돌았을 것이다.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넓은 탁자 위에는 식기도구가 기다린다. 전자레인지 옆에는 갓 데워진 쌀밥과 사골국이 모락모락 김을 뿜는다. 그리고 커뮤니티 룸 한 가운데. 원형 탁자 위에 고추장이 시뻘겋다. 그 곁에는 여섯 색의 나물, 고기고명 그리고 계란이 있다. 비빔밥이다.    

   외국학생과 한국학생을 비롯한 다양한 배경의 RC학생들이 각자 자리를 찾아 앉았다. 어쩌면 누군가는 간편한 비빔밥이 식상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기엔 학생들이 서로 데면데면했다. 미처 섞이지 못한 비빔밥의 재료들 같다. 좀 ‘비벼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무악하우스는 함께 비빔밥을 나눠 먹으며 ‘비빔무악’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사진 1] 비빔밥에 들어갈 각종 재료들

   우선 RA와 RC학생이 돌아가며 간단히 자기소개를 했다. 마주친 적은 있지만 인사는 하지 않았던 친구들의 이름과 기숙사 방 호수를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프로그램에 같이 참가했던 학생들은 가벼운 대화도 주고 받았다. 말소리가 채 잦아들기 전, 이제 본격적으로 비빌 차례다. 준비된 쌀밥을 각자의 그릇에 나눠 담은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음식을 모아둔 원형탁자를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돌며 기호와 양에 맞게 버섯, 시금치, 고사리, 콩나물 등을 담는다. 나물을 골고루 얹은 학생들은 자리로 돌아가서 앉았다. 과연 비빌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될 정도로 수북한 그릇도 몇 개 보였다.  

   17명의 RA와 RC들이 빙 둘러앉아 비빔밥을 비비기 시작하자 슥삭거리는 소리 사이로 이야기가 오고 갔다. 한 외국인 학생이 비빔밥의 유래를 묻자 한국 학생들은 한국의 제사문화에 대해 알려주었다. 제사를 지낸 후 남은 음식을 한 데 모아 먹었다는 것이다. 각자의 방식대로 비빔밥을 다 비비고서는 입에 한 숟갈씩 넣어본다. 기숙사에서 집밥을 먹기 쉽지 않았던 한국 학생들은 익숙한 맛에 화색이 돈다. 매운 맛이 낯선 외국인 학생들은 고추장을 살짝 넣어서 부담없이 한국음식을 즐겨본다. 조금 텁텁할 때면 따뜻한 사골국물도 컵에 따라 마실 수 있다.

[사진 2] 비빔밥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학생들

   두둑하게 식사를 끝내고 RA와 RC학생들은 두 조로 나누어 보드게임을 진행했다. 먼저 경험자가 게임의 규칙을 설명해준 다음 연습게임을 진행했다. 점차 게임에 익숙해진 RA와 RC들은 게임에 완전히 몰입했다. 건강한 저녁식사 후에 하는 보드게임은 더욱 즐거웠다. 정해 놓은 시간이 되자 보드게임을 마무리하고 4층 커뮤니티 룸 뒷정리를 했다. 공용공간이기에 각별히 신경 써 각자 사용한 그릇과 잔반을 처리하고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무악하우스 RA와 RC는 짧은 시간 동안 간편하고도 맛있는 비빔밥처럼, 함께 식사하고 즐기는 것으로 잘 “비벼질” 수 있었다. 

[사진 3] 식사 후 함께 보드게임을 하며 즐거워 하는 모습

By 신학 16 유은영View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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