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No.26

AVISON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AVISON 파머스>

  송도는 인공의 대지다. 송도 자체가 바다를 메워 만든 간척지다. 높이 솟은 마천루, 일자로 쭉 뻗은 도로, 인공적이지만 예쁘다. 조형미 있고, 비례감도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탐나지는 않는다. 잃더라도 다시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일까?

  자연은 반대다. 매번 다르다. 같은 노력을 들이더라도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 꽃에 똑같이 물을 주더라도 어떤 것은 두 송이가 피고, 다른 것은 한 송이가 피기도 한다. 활기차게 자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같은 노력을 들였는데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 탐난다. 항상 얻을 수 없기에, 이번 것이 특별한 것이기에 갖고 싶다. 이것이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이 아닐까?

  인공의 땅 송도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다. 김동인 RA(경영학과 12), 황현석 RA(생화학과 14)와 함께하는 'AVISON 파머스'가 바로 그들이다. 제 2기숙사 D동 앞 작은 텃밭에서 30명이 넘는 학생들이 다양한 작물을 직접 가꾼다.

[사진 1] 텃밭을 가는 AVISON 파머스 

  4월 12일 파머스들이 모여 텃밭에 여러 작물을 심었다. 텃밭을 갈고 방울토마토, 상추, 바질, 로즈마리 모종을 심었다. 직접 하나하나 심는 과정은 시험공부를 하며 지친 마음을 힐링하는 좋은 시간이 됐다. 파머스는 당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심은 작물에 물을 주기로 했다. 작물 옆에 자란 명아주 같은 잡초들을 뽑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작물이 자라는 과정을 확인하고 관리하는 슈퍼바이져도 정했다.

[사진 2] 방울토마토에 지지대를 세워주는 모습

  늘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바질 같은 경우 싹이 트지 않았다. 물을 너무 많이 주어 모종이 썩었던 것 같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텃밭이 조금 망가지기도 했다. 그래도 대부분의 작물이 잘 자라주었다. 상추는 무럭무럭 자라 조만간 바비큐 파티에서 사용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방울토마토도 잘 자라 지지대를 세워주었다. 방울토마토에서 핀 꽃은 많은 파머스들을 설레게 했다. AVISON 파머스의 일원인 이유진(화학과 17) 학생은 “직접 심은 식물이 자라는 걸 보면서 신기했다. 아기가 커 가는 과정을 보면서 신기해했는데, 식물은 그보다 더 단기간에 일어나 더 신기하다.”고 말했다.

[사진 3] AVISON 파머스 일동

  ‘소확행’이라는 말이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줄인 말이다. 텃밭을 가꾸는 것은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이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지는 않는다. 작지만 직접 기르는 식물과 쌓는 유대감에서 오는 작은 행복은 깊고, 둔중하다. 작은 행복은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남아 일상에 지친 우리를 위로해준다. 큰 것이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 남는 것은 이런 작은 행복이다. 삶이 너무 힘들고 지칠 때 D동 앞으로 오라. AVISON 파머스가 가꾼 텃밭에서 얻은 소확행 한 줌은 힘들고 지친 마음의 지지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By 약학 14 박인욱View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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