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No.28

윤동주

우리는 모두 소설가다,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신문지는 칙칙한 회색 빛깔이었다. 시베리아의 자외선을 막기 위해 유리창에 붙여 놓았다. 소녀는 신문지 끄트머리로 새어 들어오는 햇빛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 작가모임에서 남준현 RC(행정학과, 18)가 쓴 소설의 첫 문장

   누구나 마음 속에, 이야기 하나쯤은 품고 살아가지 않을까? 윤동주 하우스에는 그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번 학기에 새롭게 연 소설쓰기 프로그램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는 윤동주 시인의 이름을 딴 우리 하우스의 에스프리와 아주 잘 어울린다. 김시혁 RC(전기전자공학부, 18)는 “기숙사 배정 결과가 나왔을 때 윤동주 하우스에서 문학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우스 OT에서 소설쓰기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를 들었을 때 반드시 신청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고 한다.

[사진 1] 모둠 별로 작품의 세계관을 발표하는 모습

   소설쓰기 프로그램은 소설 작법 강의와 작가모임, 그리고 학기 말 문학 공모전으로 구성된 장기 프로그램이다. 학기초부터 시작된 소설 작법 강의는 소설을 처음 써 보는 RC 학생들을 위해 4회에 걸쳐 체계적으로 구성되었다. 1, 2차시에서는 소설의 인물과 배경, 사건을 만들고 개요를 작성하는 방법을, 3, 4차시에서는 관찰하고 묘사하고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 각 차시는 RA의 일방적인 설명보다는 개요 만들기나 표현하기 등을 직접 해보고 함께 이야기하며 생각을 확장하는, RC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4회를 모두 참여한 김현수 RC(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18)는 “시와 달리 소설은 분량부터 부담스럽고 정해야 하는 것이 많아서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소설쓰기 프로그램은 소설에 조금은 친해질 수 있는 기회였다. ‘소설 행성’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이라 생각하니 소설이 굉장히 친숙하게 느껴졌고, 인물 설정을 배우면서는 많은 것을 정해야 하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을 통해 소설을 쓸 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들을 배울 수 있어 좋았고, 막막하게만 느껴지던 소설 쓰기에 대해 조금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 2] 4차시 결과물을 기숙사 복도에 붙이는 모습

   RC 학생들은 이후 작가모임과 문학 공모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갈고 닦은 글쓰기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11월 14일 학교 인근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진행된 ‘작가모임’에서는 RC들이 자유롭게 각자의 글을 쓰고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 많은 학생들이 자신만의 시나 소설, 수필 등을 완성하여 윤동주 문학 공모전에 출품하고 있다. 11월 21일이 마감인 윤동주 문학 공모전에서는 시, 소설, 수필 부문에서 각각 3편, 4편, 3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수상 작품은 정식으로 출판되어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사진 3] 자신의 소설을 쓰는 RC들

   소설쓰기 프로그램에서는 문학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이를 통해 글쓰기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고, 더 나아가 문학적 감수성과 창의지성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안세희 RA(사회학과, 17)는 “글을 쓰면서 자기 치유의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함께 글을 쓰고 서로의 글을 읽어보는 일이 굉장히 즐거웠고, 그 자체로 힐링이 되었다”고 말했다. 유난히 쌀쌀한 이번 가을, 소설을 쓰며 감성에 촉촉하게 젖어보는 것은 어떨까?

By 사회 17 안세희View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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