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No.49

무악

국제캠퍼스, 무시못할 그곳만의 생활을 더 즐겁게

2학년이 되고, 바로 RA가 되어보니 국제캠퍼스만이 가진 비애를 알 수 있었다. 신촌캠퍼스만큼 넓지 않은 데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캠퍼스의 구조와 건물의 형태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1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이 주를 이루어서 그런지, 신촌캠퍼스만큼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고, 실제로 그 상태로 신촌캠퍼스로 넘어가는 동기들을 보며 크게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본인이 사용하지 않는 건물 뿐 아니라, 사용하는 건물에 존재하는 다양한 출입구에 대해서도 몰라  훨씬 비효율적인 이동을 할 때도 있다. 비가 올 때는 지하의 주차장이 넓게 이어져 있음을 통해 여러 강의실을 이동할 수도 있지만, 그냥 맞으며 다니는 학생을 수없이 보았다. 다양한 편의, 여가시설에도 불구하고 언더우드 기념도서관의 모든 이용 방법을 아는 학생은 손에 꼽는다. 심지어는 A동에 살아서 C 동의 구도를 모르기도 하고, 기숙사 간 이동 방법도 모른 채 살아가기도 한다. 아쉬웠다.

이런 방법들을 알게 된 학생들도 학기 말에나 알게 되어 조금 사용하다 신촌으로 옮겨 가기 일쑤였다. 이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기 초에 신입생들이 캠퍼스 이곳저곳을 스스로 둘러보고 논의하고, 빠른 길을 생각하게 해보자는 취지에서 지도를 그리는 프로그램을 떠올려냈다.

처음에는 대면 프로그램으로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2~3시간 안에 50명의 인원을 모아 팀을 짜고, 흩어져 지도를 그리고, 다시 모여 순위를 선정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기간 내에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조정하였다. 처음에는 RC들을 실제로 볼 수 없는 것에 허무함이 들기도 했지만, 조별 대화방에서 2주라는 기간 동안 친해지고, 계획을 짜고, 만나서 캠퍼스를 거닐고, 지도를 완성하는 과정을 보면서는 정말 많은 뿌듯함이 느껴졌다. 특히나 국제캠퍼스를 생판 몰랐던 RC들이 돌아다니며 안면을 트기 위해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프로그램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최종적으로는 기본적인 요건을 모두 갖추면서도 가시성과 디테일을 챙기고, 추가적인 조사를 한 팀들에게 높은 평가를 주었고, 상위 세 팀을 선정할 수 있었다. 특히나 1위를 한 17조의 경우 지도에도 충실했으면서 언더우드 기념도서관의 세부적인 쓰임을 층별로 조사해 온 것에 큰 점수를 주었다. 나조차도 아직 알지 못했던 언더우드 기념도서관의 세세한 사실들에 다시 한번 놀랐던 것 같다.

상품을 수여할 때는 C동 1층에서 만났다. 각 조의 조원만큼은  한번에 상품을 주고 싶었기에 시간을 잡고 수여할 수 있게 하였다. 서로 아직은 쭈뼛쭈뼛하면서도 많이 친해진 그들은 상품을 받으면서 또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상품을 나눠주는 내 입장에서는 RC들이 이 인연을 계속해서 긍정적으로 이어갔으면 할 뿐이었다.




By 무악하우스_한준희RAView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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