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No.5

서지연 교사일기

메아리 놀이터, 개학 이야기

메아리 놀이터의 봄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

방학을 마치고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 

우리는 서로 만나자마자 꼬옥 껴안으며 인사했어요.

이안이는 언제 메아리 놀이터가 시작되는지

엄마 아빠에게 묻고 또 물었대요.

메아리 놀이터가 개학이 기다려지는 곳이라 좋아요.

  

가장 먼저 우리들은 모여서

방학 동안에 기억에 남았던 순간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촛불과 함께 나누는 이야기

규칙은 세 가지입니다.

첫번째,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은 촛불을 자기 앞에 가져가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두번째, 촛불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합니다.

세번째, 한 사람이 촛불을 독점하지 않도록 합니다.

모두가 돌아가면서 말할 수 있도록 먼저 말한 사람은 기다려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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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방학 동안에 재미난 일들이 많았네요.

이안이는 왕할머니와 가족이 함께 게장을 먹으러 간 것이 좋았고,

이수는 엄마 아빠 그리고 세 남매가 집에서 케이크를 먹고

나머지 반쪽은 오늘 먹을 예정이라서 좋다고 나눠주었습니다.

이래는 똥에 대한 이야기를 잔뜩 나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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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나 네 살이 된 이래는

이제 모임시간에 돌아다니지 않고 잘 앉아있어요.

방학이 끝나자 또 성장해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아요.

이수는 또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지

메아리 놀이터에서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어요.

메아리 놀이터에 오면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꿈 꿀 수 있고, 또 직접 해볼 수 있으니 좋아요.

꿈 꾸고 계획하고 직접 놀아보는 아이들을 보는게

지연 선생님의 큰 행복입니다.

아이들이 더욱 더 마음껏 꿈 꾸고 판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싶어요.

                                                  

시원한 겨울바람을 맞으면서

꼬마 숲과 들판, 논밭을 뛰어다니다보니 저절로 뜨끈한 모닥불이 생각납니다.

"선생님, 우리 모닥불 피워요!" 

이수가 말했어요


  이수 누나 말처럼 모닥불을 피우고 싶었던 네 살 이래는

구름이와 산책을 다녀오는 길에

틈틈이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숙여 나뭇가지를 모았어요.

어느 샌가 손에 가득 모닥불을 땔 장작들이 모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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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피우기 전문가인 우리 아이들,

낙엽을 난로 바닥에 넉넉히 깔고,

기다랗게 신문지를 말아서 끝에 불을 붙이고,

불이 화륵 붙으면 바로 잘은 나뭇가지를 잘게 잘라 넣어요.

와, 어느 덧 불이 붙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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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모닥불 덕에 나른해진 이수와 이래는 낮잠을 자고 싶다고 해요.

그래서 나무교실에서 매트를 가져와 난로 곁에 깔고

따끈한 담요를 덮고 누웠어요.

그런데 옆에서 자꾸만 꿀꿀- 컹컹-

돼지소리를 내는 이안오빠때문에 실실 웃음이 나와요.

푸하하하 어느 새 웃음 잔치

결국 이수와 이래는 낮잠 자기를 포기하고 매트 위에서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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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나게 놀고 난 이후에

메아리 놀이터 아이들은

자신이 놀았던 공간을 말끔히 치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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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또 실컷 놀고 난 이후에는

내가 사용했던 자리를 내 손으로 말끔히 치우는 것,

이 모든 과정들이 놀이고 배움이고 삶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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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냈는지 서로 나누고

이수가 기도를 하고 모임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놀이를 하며

우리의 시간들을 한껏 즐길까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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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연 간사는 …

한동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2012년부터 청소년과 놀이문화 연구소 자원지도자 훈련을 거쳐 ' 메아리 캠프' 자원지도자로 활동하였으며, 인턴십 과정을 거친 후 2017년부터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청소년과 놀이문화 연구소의 '메아리 놀이터' 교사로 활동, 대안교육 연구 및 개발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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