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No.35

이원철

방학 잘 보냈어? <그 여름을 들려줘>

   대학생이 되어 처음 맞는 여름방학! 코로나는 끝내 종식되지 못했고,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기대했던 2020년의 여름방학은 상상 속에만 머물게 되었다. 비록 기대했던 여름방학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각자 나름대로 대학교 1학년의 첫 여름방학을 무사히 보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2학기, 원래대로라면 오랜만에 만난 동기들과 삼삼오오 모여 여름방학은 잘 보냈는지 안부를 묻느라 학교가 시끌벅적했을 텐데 여전히 코로나 사태로 캠퍼스에는 적막함만이 감돌 아 씁쓸할 뿐이다. 우리의 여름은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정확히는, 우리의 여름을 이야기할 공간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개강을 맞이한 RC 학생들과 함께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냈는지 공유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에서 <그 여름을 들려줘>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조금이나마 본래의 캠퍼스에서 이루어졌을 추억 나누기를 함께 해보자는 의도에서다. <그 여름을 들려줘>의 진행방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오픈 카카오톡 방을 개설한 후, RC 학생들로 하여금 각자 3장의 사진과 함께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냈는지 짤막한 설명을 올리도록 하였다. 방학 목표 달성 여부, 기타 나누고 싶은 이야기 등도 자유롭게 올릴 수 있었다. 학생들은 서로의 포스트를 읽고, 댓글을 달아 방학 생활을 공유했다.

   함께 공유한 여름방학의 경험은 놀라울 정도로 다채로웠다. RC 학생들은 코로나 사태로 열악한 상황이었음에도 나름대로 방학 생활을 알차게 보냈다. 카페 투어를 하기도 하고, 평창 여행을 갔다 온 학생도 있는가 하면, 새롭게 디제잉이라는 취미를 시작한 학생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계절학기 수업을 들으며 꿈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선 학생도 있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새삼 여름방학을 즐겁고 알차게 보냈던 것 같아 뿌듯하다며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한 여름이었던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내 인생과 삶을 더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자신이 보낸 시간을 재발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로 이번 여름방학은 여러모로 제약이 있긴 했지만, 다들 나름대로 즐겁게 방학을 보낸 것 같아 다행이다. 대학에서 맞는 두 번째 여름방학은 보다 자유롭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길 바란다.

By 중어중문학 19 오지은View 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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