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No.24

윤동주

똑똑똑! 비밀의 방, 내 마음의 문을 열어줘!

   송도 국제캠퍼스에 어둠이 내리고 밝은 달이 뜰 때쯤, B동 윤동주 하우스의 또 다른 달 하나가 커뮤니티 룸을 은은하게 밝히고 있었다.

                           [사진 1] 커뮤니티 룸을 은은하게 밝히고 있는 달 모양 무드등

   하늘에 떠 있는 달보다도 더 예쁘고 밝은 무드등은 커뮤니티 룸 전체를 몽환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있었고, 그런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 세 명의 RC 학생이 서로 마주보고 앉아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과연 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소원을 들어주는 달? No, 고민을 들어주는 달!

   이 학생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사진 2] 무드등을 가운데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세 명의 학생

“아.. 나 1학기 학점이 잘 안 나왔는데.. 이번 학기엔 잘 나올 수 있을까?”

“여름방학을 너무 의미 없이 보낸 것 같은데 이번 겨울방학엔 무얼 해야지 의미 있을까?”

“남자친구랑 싸웠는데 어떻게 화해를 하면 좋을까?”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은 위와 같은 매우 일상적인 고민들을 토로했다. 특별히 정해진 주제는 없지만 RC 학생들은 연애, 진로, 학업, 일상생활 등 다양한 소재들을 넘나들며 서로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들어주고 있었다. 이 학생들은 윤동주 하우스의 ‘야심찬 대화 프로그램’ <동주와 비밀의 방>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동주와 비밀의 방>에서 다른 친구들과 고민을 나누던 한 RC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은은하게 방을 밝혀주는 달 모양의 무드등을 앞에 두고 서로의 고민을 이야기하니 마음 속 깊은 이야기들이 쉽게 나오는 것 같아요. 달이 마치 내 고민을 들어주는 기분이에요!”

RA가 없는 프로그램...실화냐?

   과거 윤동주 하우스에는 비밀의 방과 비슷하게 고민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는 프로그램들이 존재했다. 그러나 <동주와 비밀의 방>의 경우 과거의 프로그램들과 크게 차별화 되는 특징이 있다. 바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RA가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RC 학생들 간의 자연스럽고 진솔한 대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프로그램의 진행을 전적으로 RC 학생들에게 맡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RC 학생들은 그날의 상황에 따라, 구성원들의 고민에 따라 매우 자유롭고 유동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또한 RA가 참가하지 않기 때문에 프로그램 진행에 있어 시간이나 장소의 제약이 전혀 없다. 새벽 감성을 빌려 친구들과 대화를 하고 싶다면 새벽에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상관이 없고, 룸메이트와 고민 상담을 하고 싶다면 기숙사 방에서 진행해도 전혀 상관이 없다.

 

                    [사진 3] RA의 참관 없이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진행하고 있는 RC 학생들

“제가 원하면 언제든 친구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 박유리 RC

“친구들과일상적인고민을나누면서포인트도받을수있어서일석이조라고생각해요!”-이수민RC

이런 자율 프로그램은 RC 학생들이 고민이 생기면 친구들과 대화를 통해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특별한 고민은 RA에게로!

   그렇다고 <동주와 비밀의 방> 담당 RA들이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RC 학생들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친구들과 나누기 꺼려지는 고민이 있거나, 보다 깊은 대화를 하고 싶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RC 학생들은 <동주와 비밀의 방> 담당 RA에게 대화 신청을 할 수 있다.

    RA와 대화를 신청하는 RC 학생들은 대부분 학점, 학교생활, 진로 등과 같이 다른 RC 학생들과의 대화에서는 쉽게 해답을 찾을 수 없는 주제들을 가지고 온다. 자신들에 비해 짧게는 1년, 길게는 4-5년 이상 대학 생활을 경험한 RA들이기에 고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어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간고사가 끝난 이후에는 학점 관리를 하는 방법, 2학년에 올라가면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주제로 많은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또한 진로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온 학생들도 있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눈 RA와 RC의 경우 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서로의 꿈과 진로에 대해 이야기하며 열을 올렸다는 후일담도 전해지고 있다. 대화가 끝나고 난 뒤 RC 학생뿐만 아니라 RA 역시 자신의 꿈에 대해 다시 한 번 의지를 다질 수 있었던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며 매우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동주와 비밀의 방>에서는 RC 학생들이 자신의 고민에 적합한 RA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프로그램 신청서에 담당 RA들의 전공, 학년, 복수전공 유무, 자신 있는 대화 주제 등의 정보를 적어두고 있다.

고민은 꺼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RC 학생들이 서로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해서 뾰족한 해답을 찾을 수는 없다. 이는 RA와 대화를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왜냐하면 RC 학생들이나 담당 RA들 모두 완벽한 어른이 아니기 때문이며, 세상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 시기의 우리들은 항상 혼란스럽고 고민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주와 비밀의 방> 프로그램이 의미 있는 이유는 학생들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 있던 고민들을 밖으로 꺼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고민에 대한 최고의 처방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닌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는 나의 고민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나만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친구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우리는 동질감을 느끼며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긴다.

“매일 방에서 보던 룸메들이었지만 서로의 고민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비밀의 방을 통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난 후 예전보다 더 친해지고, 더 의지하게 되었어요!” - 이현수 RC

    누군가에게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고민을 꺼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요즘처럼 바쁘고 삭막한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민을 꺼내야 한다. 내 안에서 꺼내어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때, 다른 사람이 꺼낸 것을 내가 들어줄 때 우리는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위안을 느낀다. 나의 고민이 너의 고민이기도 하다는 동질감을 느낀다.

   <동주와 비밀의 방>에서는 ‘내 고민을 이야기해도 될까?’, ‘별것도 아닌 걸로 고민한다고 날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등의 고민을 꺼내지 못하도록 하는 모든 경계심들이 눈 녹듯이 사라져 버린다. 조용히 문을 닫고 무드등을 켜면 나도 모르게 무장해제 되어버리고, 나를 괴롭히던 고민들을 나도 모르게 내 밖으로 꺼내게 된다.

   말하고 싶지만...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내 마음 속을 어둡게 만들 때,<동주의 비밀의 방>으로 찾아온다면 당신의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줄 것이다.

By 경영13 김종목View 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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